[이 맛] 쭈꾸미 유자 샐러드, 봄철 입맛 사로잡는 '건강 미식'의 정석
도문교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6-02-26 18:19:56
[K라이프저니|글·사진 도문교 기자] 봄이면 어김없이 식탁 위에 오르는 쭈꾸미. 산란기를 앞두고 알이 꽉 찬 봄 쭈꾸미는 국내에서 가장 맛있는 제철 해산물 중 하나로 손꼽힌다. 여기에 상큼한 유자 드레싱을 곁들인 쭈꾸미 유자 샐러드는 고소함과 청량감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요리로, 최근 건강식을 추구하는 미식가들 사이에서 빠르게 인기를 얻고 있다.
양파의 달콤한 아삭함, 청량하게 뻗은 녹색 채소의 색감, 그 위에 올려진 쭈꾸미의 탱글한 식감이 어우러진 이 요리는 시각적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유자의 은은한 향이 해산물 특유의 비린 맛을 말끔히 잡아주면서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웰빙 샐러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맛과 영양,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쭈꾸미 유자 샐러드의 가장 큰 미덕은 맛과 영양의 균형에 있다. 쭈꾸미는 100g당 단백질 약 14~16g을 함유한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으로, 다이어트 식단에도 적극 활용된다. 특히 타우린 함량이 매우 높아 피로 회복과 간 기능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점에서 직장인들의 보양식으로도 각광받는다.
여기에 더해지는 유자는 비타민 C의 보고다. 레몬보다 세 배가량 높은 비타민 C 함량을 자랑하는 유자는 면역력 강화와 피부 미용에 탁월한 효능을 발휘한다. 쭈꾸미의 철분과 아연이 빈혈 예방 및 면역 체계 강화에 기여하고, 유자의 항산화 성분이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하면서 두 식재료의 궁합은 더없이 훌륭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함께 곁들여지는 양파에는 퀘르세틴이라는 항산화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하며, 녹색 채소가 더하는 엽산과 식이섬유는 소화를 돕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켜 준다.
집에서도 간편하게, 쭈꾸미 유자 샐러드 레시피
쭈꾸미는 밀가루와 굵은소금으로 깨끗이 세척한 뒤 끓는 물에 1~2분 데쳐 얼음물에 바로 담가 식힌다. 이 과정이 탱글한 식감의 핵심이다. 양파는 얇게 채 썰어 찬물에 10분가량 담가 매운맛을 빼고, 청피망이나 꽈리고추는 어슷하게 썰어둔다.
드레싱 재료를 한데 섞어 잘 유화시킨 뒤 손질된 재료 위에 골고루 뿌린다. 먹기 직전에 버무려야 채소의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다. 기호에 따라 참깨나 잣을 토핑으로 얹으면 고소함이 배가된다.
타우린의 보고, 그러나 과유불급
쭈꾸미는 문어과에 속하는 두족류로, 두뇌 활동에 필요한 DHA와 EPA 같은 오메가-3 지방산도 상당량 함유하고 있다. 특히 먹물에 들어있는 멜라닌 색소 성분은 항균·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건강 측면에서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주의할 점도 있다. 쭈꾸미는 퓨린 함량이 비교적 높아 통풍 환자나 고요산혈증이 있는 이들은 섭취량을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갑각류 및 연체류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에는 섭취 전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이들 역시 과도한 섭취는 삼가는 편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한국인의 밥상에 쭈꾸미가 오르기까지
쭈꾸미가 한국인의 식탁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조선시대 문헌인 ‘자산어보(玆山魚譜)’에도 '죽금어(竹今魚)'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을 만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서민 음식으로 널리 보급된 것은 20세기 중반 이후다.
충남 서천과 전남 여수, 경기 안산 등 서해·남해안 연안 어민들에게 쭈꾸미는 생계와 직결된 주요 어종이었다. 특히 봄 쭈꾸미는 '봄철 바다의 인삼'이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영양이 풍부하다고 여겨져 왔다.
한국인이 쭈꾸미를 각별히 사랑하는 이유는 단순히 맛에만 있지 않다. 불판 위에서 빠르게 익는 요리 특성상 회식 문화와 결합하기 쉬웠고, 매운 양념과의 궁합이 탁월하다는 점에서 한국인의 미각 코드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최근에는 쭈꾸미볶음이라는 대중적인 틀을 넘어 샐러드, 파스타, 카르파초 등 다양한 퓨전 요리로 변주되면서 젊은 세대에게도 친숙한 식재료로 거듭나고 있다.
봄 제철을 맞아 최상의 상태에 오른 쭈꾸미를 유자의 상큼함으로 감싼 한 접시, 미식의 즐거움과 건강을 동시에 챙기는 봄날의 식탁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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