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집중분석] '암살자(들)'②,"범인이 누구인지 밝히는 이야기가 아니다"…허진호 감독이 10년을 쏟은 영화
이여름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6-08-10 14:36:05
[K라이프저니|이여름 기자] 영화 '암살자(들)'을 통해 대한민국 현대사 최대 미스터리를 스크린에 옮긴 허진호 감독이 10일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작품에 담은 고민과 진심을 전했다.
균형된 시선을 향한 10년의 여정
허진호 감독은 "이 작품을 처음 생각한 게 지금 10몇 년이 더 지났다"며 오랜 시간 이야기를 다듬어온 과정을 전했다. 그는 "실제로 있었던 사건이고 굉장히 비극적인 사건이면서, 동시에 당사자분들이 살아 계시기도 해서 이 이야기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계속 고민해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 소재에 매달린 이유에 대해 그는 "이 사건이 여러 방송국에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다뤄질 만큼 실제 사건 안에 의문과 미스터리한 부분들이 있었고, 굉장히 영화적인 소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10년 동안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된 시선, 객관적 시선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영화이기 때문에 극화시킬 수밖에 없고,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 부분도 분명히 필요했다"며 미스터리 추적극이라는 장르적 형식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제가 그 시대를 제일 잘 아는 사람"
허진호 감독은 1974년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스태프들과 함께 구현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유년기 기억이 큰 자산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이 영화를 만든 스태프 중에서 그 시대를 제일 잘 아는 사람인 것 같다"고 말하며, 영화 속 철구의 자녀가 국민학교 5학년으로 나오는 설정을 언급해 "제가 그때 초등학교 5학년이었다"고 밝혀 좌중의 웃음을 이끌었다. 다만 그는 "그 시대를 재현할 수 있는 공간이나 장비들이 많이 남아 있지 않아 굉장히 힘들게 준비했다"며 프로덕션의 고충도 전했다.
실화 속 인물이 아닌 '시대의 종합' — 캐릭터에 대한 철학
기자간담회 질의응답에서 실화와 영화적 상상력의 경계를 묻는 질문에 허진호 감독은 "실제 배우들이 연기한 인물은 그 시대의 구체적인 한 인물이 아니라, 그 시대의 현장에 있었던 여러 실제 인물들을 종합해서 창작해 낸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 캐릭터를 각각 '확신이 철철한' 형사 철구, '뜨겁고 불 같은' 성정의 재환, '냉정하고 거리를 두고 관찰하는' 사회부장으로서의 재환, 그리고 '재벌집 막내아들이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기자가 된' 신입 기자 영일로 구분해 소개했다.
영화 제목의 독특한 표기법에 대한 질문에는 "영화를 보면 괄호에 '들'을 넣은 이유를 아실 수 있을 것"이라고 답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허진호 감독은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로 한국 멜로 영화의 감수성을 새롭게 정립하고, '덕혜옹주', '천문: 하늘에 묻는다', '보통의 가족' 등으로 시대와 인물을 깊이 조명해온 연출자다. 이번 '암살자(들)'에서는 실제 신문 기사와 뉴스, 서적, 논문 등 다양한 자료를 참고해 시대의 결을 치밀하게 구축했으며, 사건을 목도한 인물들이 기록되지 않은 역사의 빈틈을 추적해가는 과정을 절제된 시선으로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암살자(들)'은 2026년 추석 극장가에서 관객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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