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진, 영화 '왕과 사는 남자'로 전한 진심… "영화보고 눈물을 흘렸다."

이여름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6-01-22 10:22:04

박지훈과의 부자 같은 케미, 단종의 숨겨진 이야기 담아낸 감동 사극 유해진.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K라이프저니|이여름 기자] 배우 유해진이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보며 깊은 눌물을 흘렸다.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점에서 열린 영화 '왕과 사는 남자' 기자간담회에는 배우 유해진, 박지훈, 유지태, 전미도, 김민과 장항준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유해진은 완성된 영화를 보고 느낀 소회를 전하며 "연기는 결국 기브 앤 테이크라고 생각한다. 박지훈이 워낙 깊이 있는 감정을 던져줘서 자연스럽게 받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장면에서 그의 눈을 마주했을 때 전해진 감정이 컸다"며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완성본을 보고 나서도 마음이 울컥했다. 촬영 내내, 그리고 이후에도 고마움이 남았다"고 덧붙였다.

역사가 지우려 했던 단종의 이야기, 스크린에 펼쳐지다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를 배경으로,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한국 영화 최초로 단종의 숨겨진 이야기를 정면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단종은 12세의 나이에 왕위에 올랐으나 숙부 수양대군에게 권좌를 빼앗긴 뒤 유배돼 17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비운의 군주로 역사에 기록돼 있다. 기존 사극들이 계유정난 전후의 정치적 격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영화는 왕좌에서 밀려난 이후의 시간, 한 인간으로 살아간 단종의 마지막 여정에 주목했다.

유해진-박지훈, 세대를 뛰어넘은 감동의 앙상블

엄흥도 역을 맡은 유해진은 생계에 허덕이는 산골 마을의 촌장이자 유배 온 어린 선왕을 감시해야 하는 인물을 절제된 연기로 완성했다. 실리를 좇는 현실적인 인물이지만, 점차 이홍위에게 연민과 책임감을 느끼는 과정이 섬세하게 표현됐다.

단종역을 맡은 박지훈 역시 "자연스레 단종의 상황에 몰입이 됐고, 슬프니까 어떻게 표현을 해야지 특별히 생각하며 연기를 하진 않았다"며 "정통성을 가진 왕이지만 유배를 와서 홀로 궁녀 한 명과 앉아있는 단종의 모습과 느꼈을 감정에 자연스럽게 집중했다"고 연기 과정을 회상했다.

박지훈은 유해진과의 호흡에 대해 "선배님이 연기해주신 엄흥도라는 분을 보면서 영화 안에서 이홍위는 엄흥도와 눈을 마주친 순간 아버지를 보는 그런 슬픔을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더라"며 "보고 싶음, 그리움이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너무 행복했었다. 지금도 너무 그리운 순간이라 다시 느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영화를 보며 눈물이 났다. 이홍위에게 엄흥도는 어쩌면 아버지 같은 존재였을 것"이라고 감회를 밝혔다.

장항준 감독 "난 복 받은 감독"

메가폰을 잡은 장항준 감독은 "저는 복을 많이 받은 감독이란 생각이 들었다. 정말 연기력 하나를 봤다. 인기도 이런 것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캐릭터의 싱크로율과 연기력을 봤는데 편집하면서도 정말 캐스팅이 잘 됐구나 느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유해진과 박지훈의 앙상블에 대해 장 감독은 "두 분이 일상에서 현실에서도 영월에서 합숙을 하다시피 있었는데 현실에서도 유해진 씨와 박지훈 씨는 부자관계 같은 느낌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서로 아끼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게 눈에 보여서 정말 '내가 복 받았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두 분이 서로 마음을 열고 임해주니 그게 영화에도 반영된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유해진의 엄흥도 역 캐스팅에 대해서는 "시나리오 쓰면서 무의식적으로 유해진 씨 떠오르면서 쓰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제가 생각하는 엄흥도란 사람의 인간적 면모와 정감있는 부분을 강조하고 싶었다"며 "처음부터 유해진 씨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시나리오 작업을 했고, 유해진 씨가 제 생각보다 훨씬 더 잘, 대본에 생명력을 잘 불어넣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설명했다.

단종 역 박지훈의 캐스팅에 대해서는 "'약한영웅'이란 드라마를 보라는 추천을 받아 봤었는데 그걸 보고 나서 '이 배우가 단종을 하면 좋겠구나' 생각이 들었다"며 "당시에는 배우로서의 이미지가 그렇게 뚜렷하지 않아서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박지훈 씨가 그 이후에 글로벌 스타가 돼 기분이 좋다"고 유쾌하게 캐스팅 배경을 회상했다.

탄탄한 조연진이 빛낸 작품의 완성도

유지태는 당시 최고의 권력자 한명회로 분해 극의 긴장감을 책임졌다. 전미도는 왕의 궁녀 매화 역을 맡아 박지훈의 연기를 극찬하며 "박지훈과 호흡한 모든 배우가 느끼는 부분일 것 같다. 영화의 첫 장면이 식음을 전폐하고 앉아 있는 이홍위의 모습인데, 그 눈빛만 봐도 매화가 어떤 심경일지 자연스럽게 연기가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금성대군 역의 이준혁, 노루골 촌장으로 특별 출연한 안재홍 등 탄탄한 조연진이 극에 생동감을 더했다.

역사의 행간을 채운 감동의 팩션 사극

장항준 감독은 역사적 사실과 상상력의 경계를 정교하게 조율하는 데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작품을 준비하며 여러 역사학자의 자문을 받았다. 어디까지가 기록이고, 어디부터 상상할 수 있는 지점을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했다"며 "실록에 남아 있는 문장들은 짧지만, 그 사이의 공백에는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 행간을 상상력으로 채우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엄흥도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실록에는 '노산군(단종)이 돌아가셨을 때 엄흥도가 슬퍼하며 곡을 하고 시신을 수습한 뒤 숨어 살았다'는 정도만 기록돼 있다. 그 짧은 문장 속 감정을 영화적으로 풀어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장항준 감독은 "이 영화가 거창한 교훈을 주기보다는, 한 인간의 시간을 함께 걸어본 느낌으로 남았으면 한다"며 "간절히 손익분기점을 넘어 침체된 한국 영화계에 밀알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2월 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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