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음반] 크리스티안 하인리히 링크(Christian Heinrich Rinck)의 종교음악 작품집(Sacred Works)

이주상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5-12-06 09:13:25

바흐의 제자가 사사한 작곡가의 숨은 걸작, 헨슬러 클래식에서 세계 최초 녹음 크리스티안 하인리히 링크의 종교음악 작품집. 이여름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K라이프저니 | 이여름 기자] 독일 후기 고전주의와 초기 낭만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오르가니스트이자 작곡가 크리스티안 하인리히 링크(Christian Heinrich Rinck, 1770-1846)의 종교음악 작품집이 2007년 헨슬러 클래식(hanssler CLASSIC) 레이블을 통해 발매됐다. 음반은 링크의 주요 성악 작품 3곡을 세계 최초로 녹음한 것으로, 독일 바로크 및 고전 음악 전문 연주단체들이 참여해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링크는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의 마지막 제자였던 요한 크리스티안 키텔(Johann Christian Kittel, 1732-1809)에게 사사했다. 바흐의 음악적 전통을 직접 계승한 링크는 1813년 다름슈타트 궁정 오르가니스트로 임명되었으며, 1817년에는 궁정음악가가 되어 당대 최고의 오르가니스트 중 한 명으로 명성을 얻었다. 그는 생애 동안 125개의 작품을 남겼는데, 주로 오르간 음악과 함께 칸타타, 모테트, 미사 등 종교 성악곡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루었다.

이 음반에는 칸타타 '하나님께서 우리를 돌보시네' Op. 98, 모테트 '나의 영혼아, 주님을 찬양하라' Op. 88, 성탄 칸타타 '일어나라, 그리스도인들이여' Op. 73이 수록되었다. 특히 이 작품들은 바흐의 합창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고전주의 후기의 명료한 화성 진행과 낭만적 서정성이 결합된 링크만의 독자적 음악 언어를 보여준다. 음반 표지에 'World Premiere'(세계 초연)가 명시된 것은 이 작품들이 그간 연주와 녹음에서 소외되었던 숨겨진 레퍼토리였음을 의미하며, 음악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연주는 독일 지겐(Siegen)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콜레기움 보칼레 지겐(Collegium vocale Siegen)과 지휘자 울리히 슈퇴첼(Ulrich Stotzel), 오르가니스트 페터 숄(Peter Scholl)이 맡았다. 콜레기움 보칼레 지겐은 바흐 합창단 지겐(Bach-Chor Siegen) 소속의 약 30명 규모 실내 합창단으로, 바로크 합창 음악, 특히 바흐 작품 해석에 특화된 전문 앙상블이다. 이들은 라인가우 음악제, 튀링겐 바흐 주간, 할레 헨델 페스티벌 등 독일 주요 음악제에 정기 출연하며, 쾰른 필하모니와 라이프치히 토마스교회 같은 명망 있는 공연장에서 연주 실력을 인정받았다.

지휘자 울리히 슈퇴첼은 1952년 지겐 출생으로 프랑크푸르트 음악대학에서 교회음악을 전공한 후, 세계적인 오르가니스트 에드가 크라프(Edgar Krapp)와 합창 지휘자 헬무트 릴링(Helmuth Rilling)의 마스터클래스를 수료했다. 1973년 바흐 합창단 지겐을 창단한 이후 약 40년간 이끌며 텔레만, 바흐 등 독일 바로크 종교음악 분야에서 권위를 쌓았다. 서독 복음교회로부터 교회음악감독(KMD) 칭호를 받은 그는, 정확한 악보 해석과 역사적 연주 관행에 충실한 접근으로 평가받는다.

오르간을 맡은 페터 숄은 1984년 지겐 출생으로, 12세부터 울리히 슈퇴첼에게 오르간을 사사하며 음악적 기반을 다졌다. 2003년 독일 '유겐트 무지치르트(Jugend musiziert)' 연방대회 오르간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그는, 프랑크푸르트 음악대학에서 교회음악을 전공하며 합창지휘와 피아노 과목을 우등으로 졸업했다. 

오르가니스트, 피아니스트, 지휘자로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숄은 2019년부터 바흐 합창단 지겐과 콜레기움 보칼레 지겐을 이끌며 스승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와 마인츠 음악대학에서 합창지휘를 가르치는 등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이 음반은 2006년 9월 28-29일 지겐 마르티니교회에서 녹음되었으며, 서독 방송(WDR) 3과의 공동 제작으로 이루어졌다. DDD 녹음 방식으로 제작된 이 음반은 총 40분 24초 분량으로, 링크의 종교음악 세계를 조명하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바흐 전통을 이은 독일 교회음악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음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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