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세상은 생각보다 나아지고 있다"…'팩트풀니스', 데이터로 편견 깨다
이주상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5-10-19 08:30:25
[K라이프저니 | 이여름 기자] "세계 인구의 몇 퍼센트가 극빈층인가?"
이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틀린 답을 내놓는다. 한스 로슬링의 '팩트풀니스'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세상을 얼마나 잘못 이해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사실에 기반한 시각을 가질 수 있는지를 다룬 이 책은 출간 이후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됐다.
한스 로슬링은 의사이자 교수로,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의 자문을 역임했다. 스웨덴에서 국경없는의사회를 공동 창립했으며, 데이터 시각화 재단 갭마인더를 설립했다. 그의 TED 강연은 3,500만 회 이상 조회되었고, 타임지는 그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했다.
2017년 췌장암 진단을 받은 로슬링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이 책을 집필했다. 그는 생전 이렇게 썼다. "이 책은 파괴적인 무지와 싸우기 위한 평생의 사명에서 마지막 전투입니다. 이전에는 거대한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로 무장했지만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이면 충분하기를 바랍니다."
팩트풀니스는 "강력한 사실에 기반한 의견만 가지는 스트레스 감소 습관"으로 정의된다. 로슬링은 우리의 판단을 왜곡하는 10가지 본능을 제시한다.
간극 본능은 세상을 극단적으로 양분하는 경향이고, 부정 본능은 모든 것이 나빠지고 있다고 믿게 만든다. 직선 본능은 현재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 착각하게 하며, 공포 본능은 위험을 과대평가하도록 유도한다.
이외에도 크기 본능, 일반화 본능, 운명 본능, 단일 관점 본능, 비난 본능, 다급함 본능이 있다. 로슬링은 이러한 본능들이 진화 과정에서 형성됐지만, 현대 사회를 이해하는 데는 방해가 된다고 설명한다.
로슬링는 세계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으로 나누는 이분법이 현실을 왜곡한다고 비판한다. 대신 1인당 소득을 기준으로 한 4단계 모델을 제시한다. 그는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중간 단계인 2단계나 3단계에 있으며, 과거보다 훨씬 나아졌다고 강조한다.
빌 게이츠는 이 프레임워크를 '계시'라고 평가하며 2018년 6월 미국 신입 대학생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기도 했다. 게이츠는 "타고난 편향을 극복하고 세상을 더 사실적으로 보는 방법에 대한 명확하고 실행 가능한 조언을 제공한다"며 "내가 읽은 최고의 책 중 하나"라고 극찬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타고난 편향이 아닌 사실에 근거하여 일할 때 인류 진보의 잠재력에 대한 희망적인 책"이라고 평가했다. 멜린다 게이츠는 "한스 로슬링은 '인류 진보의 은밀하고 조용한 기적'을 그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들려준다"고 말했다.
이 책의 실질적 가치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위협을 올바른 관점에서 바라보게 해 스트레스를 줄인다. 둘째, 세상의 변화를 정확히 이해해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게 한다. 셋째, 소음과 히스테리를 걸러내 진짜 중요한 것에 집중하도록 돕는다.
다만 비판도 있다. 스웨덴의 크리스티안 베르그렌 교수는 로슬링이 과도한 낙관주의에 빠져 유럽 난민 위기, 환경 문제, 인구 증가 문제를 과소평가한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책은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부가 판매됐다. 팩트풀니스는 편향을 인식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사고를 훈련시키는 현대의 필독서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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