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집중분석] ‘디거(DIGGER)’④ 톰 크루즈③, “정치를 넘어선 인류의 이야기…관객들의 토론 기대”
이주상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6-10-01 23:33:35
[K라이프저니|글·사진 이주상 기자] 톰 크루즈가 영화 ‘디거’를 두고 “정치를 넘어선, 인류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크루즈는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 3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각자 이야기를 나누길 바란다”고 밝혔다.
“끌린 것은 인간 본성”
박경림은 영화에 물질주의, 자본주의, ‘미국 우선주의’ 같은 요소가 담겨 있는데 특별히 관심을 끈 주제가 있었는지 물었다. 크루즈의 답은 ‘인간 본성’이었다. 그는 “이 이야기의 아름다움은 시대를 초월한다는 데 있다. 나는 정말 터무니없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세상을 바라본다. 아주 현대적인 방식으로 틀이 짜여 있지만 이야기는 시간만큼 오래된 것”이라고 했다.
“삶의 모든 계층에 이런 인물들이 있고,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반응하는지는 큰 규모에서도, 작은 규모에서도 볼 수 있다.” 그는 어린 시절의 꿈도 소환했다. “내 꿈은 영화를 만들고 세계를 여행하는 것이었다. 삶을 이해하는 것”이라며 “예술가로서 액션이든 무엇이든 인간성을 흡수하고, 그것을 영화에 비춰 다른 사람들이 그 안에서 자신을, 우리 자신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웃든, 드라마든”이라고 말했다. “우리 모두가 함께 서로를 바라볼 때 공통의 문법을 찾을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정치를 넘어선 인류의 이야기”
영화의 의미를 묻자 크루즈는 “이런 영화는 처음”이라며 “내 경력에서 이런 영화를 본 적이 없다. 매우 독창적”이라고 했다. “이 이야기는 어떤 방식으로든 프레이밍할 수 있지만, 나는 매우 시급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원한 주제를 다루는 아주 현대적인 영화”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하는 어떤 층위로든 가져갈 수 있는 영화이고, 알레한드로가 유머를 쓰는 방식은 구조적으로 우리를 인류로서 바라보게 해 준다”며 “정치를 넘어선, 인류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게 내게 의미하는 바이고, 원하는 대로 받아들이면 된다”고 말했다. “나는 역사를 사랑하고 철학을 사랑한다. 예술과 철학, 역사를 공부하고 인류의 행동을 바라본다. 그것을 보려면 웃을 수 있어야 하고, 유머와 드라마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크루즈는 이 영화를 “거칠고, 웃긴 영화”라고 표현했다. 영화는 ‘탐욕, 권력 그리고 책임’을 화두로 삼았다.
“우리 모두의 책임…각자 토론했으면”
강대국과 권력자의 행동이 세계에 미치는 영향, 환경 메시지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크루즈는 “이 영화를 정말 좋아한다. 여러 층위에서 볼 수 있다”며 “모든 층위에서 인간의 어떤 행동을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옳고 싶어 하고, 그러다 끔찍한 실수를 저지른다”고 했다.
이어 “나는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나서 각자 이 영화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이야기하길 바란다. 이 영화가 하는 중요한 일이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영화를 만들 때 바라는 건 개봉 주말만이 아니다. 시상식 얘기를 하셨는데, 내가 꿈꾸는 건 영화와 이야기가 오래 남는 것”이라고도 했다. “나는 영화를 보고 친구들과 그 영화를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 내가 말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여러분이 무엇을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생각하느냐다.”
크루즈는 “이 영화는 우리 모두의 책임을 끌어안고 있어서, 개인으로서 우리가 들여다봐야 할 여러 주제를 꺼낸다. 그게 알레한드로가 해낸 멋진 일”이라며 극 중 연설을 거론하며 “우리 모두가 토론할 수 있도록 거기에 놓여 있고, 나는 그게 좋다”고 말했다. 또 “나는 관객을 즐겁게 하는 데 관심이 있고, 삶을 비추는 거울이 되는 데 관심이 있다”며 “내가 본 가장 독창적인 영화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그는 46년째 영화 일을 해왔다고 밝히며 폭넓은 장르를 해볼 수 있었던 것 자체가 특권이라고 했다.
“이냐리투는 스필버그·스코세이지와 나란히 설 감독”
크루즈는 이냐리투 감독을 향해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박경림이 ‘가장 독창적인 감독 중 한 명이라고 말한 이유’를 묻자 그는 “정말 놀라웠다. 나는 스필버그, 스코세이지 같은 감독들과 일하는 행운을 누렸는데, 그는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답했다. “영화라는 예술 형식에 대한 장악력이 탁월하다. 목소리, 스테이징과 렌즈에 대한 이해, 톤에 대한 탐구까지 ‘버드맨’과 ‘레버넌트’를 보면 그 폭을 알 수 있다. 타이밍과 리듬에 대한 이해는 타고난 것이고, 아름다운 인간이자 아름다운 예술가”라고 했다.
특히 음악 얘기를 꺼냈다. 크루즈는 “알레한드로가 코스모(작곡가 코스모 셸드레이크)와 함께 만든 스코어를 보라. 오프닝 스코어가 전부 자연의 소리에서 나왔다. 코스모가 돌아다니며 새소리를 녹음했고, 그 소리로 스코어를 만들었다”며 “처음부터 본 적 없는 무언가”라고 말했다. “스테이징, 색의 사용, 연기를 이끄는 방식까지 매우 독특하다”면서 스코세이지, 캐머런 크로, 스콧 형제, 크리스토퍼 맥쿼리, 스필버그, 폴 토머스 앤더슨 등 자신이 함께해 온 감독들을 열거하며 “그럼에도 그는 매우 독특하다. 풍부함과 층위를 이해하면 그가 만들어낸 것을 알게 된다”고 평가했다.
“형제처럼, 손에 손 잡고 함께 만들었다”
협업 과정에 대해서는 “그는 내 형제 같다. 우리는 손에 손을 잡고 이 영화를 함께 만들었다. 알레한드로와 메리, 전체 캐스트 모두가”라고 했다. “그가 나를 놀라게 한 것도 있었고, 내가 그를 놀라게 한 것도 있었다. 서로 주고받는 소통이었다”며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었다. 정말 아름다운 일”이라고 말했다.
“받아주신다면 30번 더 오겠다”
이날 크루즈는 한국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이 나라에 13번 오는 아름다움을 누렸고, 앞으로 30번은 더 올 수 있기를 바란다”는 그의 답변을 박경림이 짚자 “받아주신다면 좋죠. 30번 다시 오겠다”며 웃었다. 지난해 5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으로 12번째 방한한 그는 이번에 할리우드 배우 최다 내한 기록을 이어갔다.
마지막 인사에서 크루즈는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감사하다. 오늘 아침에 막 도착했는데, 이곳에 오게 된 건 큰 특권”이라며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시길, 그리고 영화에 대해 나누실 이야기를 듣게 될 날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디거’는 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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